6일 싱가포르의 글로벌 조선해양 뉴스매체인 스플래시247(Splash 247)에 따르면 삼성중공업은 페트로브라스의 해운 자회사인 트랜스페트로(Transpetro)가 발주한 15만8000DWT(재화중량톤수)급 수에즈막스 셔틀탱커 9척 수주 계약을 목전에 둔 상태다.

셔틀탱커는 해양플랜트에서 생산한 원유를 해상에서 선적해 육상 저장기지까지 왕복 운송하는 선박이다.

삼성중공업이 수주를 확정지을 경우 선가는 척당 1억4700만달러(약 2115억원) 수준이다. 총 신조가는 13억2300만달러(약 1조9029억원)다. 신조선 9척 중 2척은 2027년에, 나머지 7척은 2028년에 인도될 예정이다.

선박을 발주한 트랜스페트로는 그리스 선사 차코스 에너지 내비게이션(TEN·Tsakos Energy Navigation)과 9척 전체에 대한 용선 계약을 체결했다. 이에 따라 셔틀탱커 인도 후 실제 선박 운영 및 운항은 TEN이 맡게 된다.

TEN은 페트로브라스가 이보다 앞서 삼성중공업에 발주한 셔틀탱커 3척에 대한 용선 계약도 체결해 실제 운항 선사로서 입지를 다져가는 중이다. 해당 선박은 2025년과 2026년에 인도를 목표로 현재 삼성중공업 거제조선소에 건조 중이다.

삼성중공업은 실제 운항 선사인 TEN의 주문에 따라 차세대 DP2(Dynamic Positioning System 2) 시스템을 탑재해 선박을 건조한다. DP2는 해상에서 석유를 선적하는 동안 파도의 영향을 받지 않고 일정한 위치를 유지하는 장비다.

삼성중공업은 지난해 11월 트랜스페트로가 진행한 셔틀탱커 신조 입찰에 참여했다. 트랜스페트로는 당초 4척을 발주했지만 9척으로 확대해 입찰을 진행한 것으로 전해진다.

당시 입찰에는 HD한국조선해양과 삼성중공업, 한화오션 등 국내 대형 3사는 물론 코스코해운중공업을 비롯한 중국 조선소 5곳 등 총 20개 조선소가 관심을 표명했다. 이 중 발주사가 제시한 인도 예정일인 2027년 납기를 맞추지 못한 조선소들이 제외되고 한국 대형 3사와 중국의 코스코해운중공업 4개사만 남아 각축을 벌여온 것으로 알려졌다.

조선업계에서는 트랜스페트로가 셔틀탱커 9척을 한국과 중국의 2~3개 조선소에 분산 발주할 것으로 예상했다.

업계 관계자는 “삼성중공업이 중국과의 가격경쟁에서 그다지 밀리지 않았고 DP2 부문에서 독보적인 기술력을 가진 것이 ‘싹쓸이 수주’ 임박을 가능하게 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삼성중공업 관계자는 “트랜스페트로와 셔틀탱커 9척을 건조하기로 한 최종 계약이 아직 체결되지 않았다”며 “트랜스페트로가 우리 측에 건조의향서(LOI)를 제출한 사실도 확인이 불가능하다”고 말해 현재까지 해당 신규 수주가 확정되지 않은 상태라는 입장을 표명했다.

트랜스페트로의 신조 발주는 모회사인 페트로브라스의 선대 갱신 및 확장 프로그램인 ‘TP-25’의 일환으로 이뤄졌다. 페트로브라스는 용선 가격 변동에 대한 부담을 줄이기 위해 자사선 비중을 높이는 선대 확장을 추진 중이다.

트랜스페트로는 TP-25 프로젝트 실행을 위해 최근 액화석유가스(LPG)·암모니아 운반선(VLAC) 8척에 대한 2차 입찰을 시작했고, 오는 6월에는 4만7000DWT급 핸디사이즈 MR탱커(중형 석유화학제품운반선) 4척의 신조 발주를 실시할 예정이다.

한편, 삼성중공업은 상선과 해양플랜트 부문을 합쳐 올해 수주 목표를 98억달러로 수립했다. 현재까지 수주실적은 지난 1월 오세아니아지역 선사로부터 2억6308만달러(약 3796억원)에 수주한 액화천연가스(LNG)운반선 1척이 유일하다.